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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효녀구나’라기에 아무래도 그렇구나 했었죠.”

조회수 40·6분 분량
2024. 4. 15.

청년을 재현하는 목소리 중 하나는 ‘바쁘게 산다’는 것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갓생’을 사는 청년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모든 ‘청년’이 균질한 ‘바쁨’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질병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며 직접 생계를 꾸려야하는 ‘가족돌봄청년’들의 ‘바쁨’과, 보호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는 ‘자립준비청년’의 ‘바쁨’은 ‘일반적인’ 바쁨과는 다르다.


시리즈 <우리가 바쁜 이유>는 바쁨의 유행에서 본의 아니게 비켜서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숨 속에서 드문 드문 이어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청년’이라는 단편적인 이미지로 뭉뚱그려진 탓에 마주칠 일 없었던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양재천



O월 O일 O요일입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출발합니다.


차OO 님이 요즘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양재천이 있어요. 좀 멀긴 하지만 버스를 타고 가면 대모산도 있고요.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으며 자연을 한 시간 정도 걸으면 소소하게 행복해져요. 배철수 DJ가 전하는 음악의 배경과 가수의 생애를 들으며 음악을 풍부하게 느끼는 게 최근 제 취미입니다.”


과거 어느 시절엔 아무리 이리저리하여 보아도 답답한 날들이 더 많았다고 했다. 어떤 날엔 미술의 재능이 있었지만 집안 사정은 넉넉치 않아 낙담했고 또 다른 날엔 어머니를 평생 돌봐야 한다는 사실에 무거워졌다. 그래서였을까. 차OO 님은 인터뷰하는 동안 과거를 이야기할 때마다 ‘아무래도’를 붙였다. 아무래도 가정 형편이 안 좋으니까, 아무래도 엄마가 너무 아프실 때는, 아무래도 알바를 틈틈이 해야 해서···.


그를 ‘아무래도’로부터 꺼내준 것은 또 다른 단어, ‘가족돌봄청년’이었다. “효녀라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절망적이었는데 이제는 가족돌봄청년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아요.”


아무래도 괜찮은 날을 위해, 오늘도 한 시간을 부지런히 걸었을 차OO 님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에디터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차OO 안녕하세요. 공간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이고 지금은 휴학 중이에요.



에디터 공간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차OO 아무래도 가정 형편이 안 좋으니까 미술 분야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제가 따로 할 수 있는 게 전시를 보러다니는 것뿐이었거든요. 근데 색다른 공간을 접할 때마다 예술이라는 꿈을 이루기에 부족한 환경에 있다는 현실이 잊혀졌어요. 오직 전시 공간에만 매료되더라고요. 그래서 공간 디자인이나 전시 쪽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품고 공간 디자인 계열로 진학한 것 같아요.



에디터 바라던 전공으로 공부를 이제 막 시작했는데, 휴학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차OO 막상 대학을 가보니 제가 미술 분야에서 재능이 있다고 한들 장래 희망으로 꿈꾸기 어렵다는 벽이 느껴졌어요.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거든요.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재료비랑 부대 비용이 들어가니까요. 야간 작업이 되게 많은데 친구들이랑 모이게 되면 밥도 먹어야 하고, 카페도 가야하고···. 엄마 병원비도 마련해야 하고요. 아무래도 엄마가 진료받거나 너무 아프실 때는 같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단기 알바를 구해서 했는데 계속 과로하다보니 간이 나빠져 제 병원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어요. 좀 준비된 상태에서 공부를 이어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죠.



에디터 어머니를 옆에서 돌봐드리면서 병원비까지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군요. 어머니는 구체적으로 어디가 아프신가요.

차OO 원래는 아빠가 편찮으셨어요. 엄마가 옆에서 간병을 하셨는데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빠가 갑자기 병세가 안 좋아지면서 돌아가셨거든요. 그러면서 엄마도 충격을 받고 몸이 확 안 좋아지셨어요. 이때 희귀난치성 질환을 진단받으셨죠. 혈관을 타고 돌면서 신체 어느 부분에서 염증이나 궤양으로 터질지 모르는 그런 질환이에요. 평생 약물로 다스려야 하고 완치라는 게 없는 병이라고 하더라고요.



에디터 ’희귀난치병’이라면 건강 보험 적용이 안 되서 더 비싸다고 하던데. 병원비 부담이 크겠어요.

차OO 다행히 난치성 질환에 대한 병원비는 의료 지원을 받고 있어서 부담이 덜해요. 그런데 이 질병이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질환이라 만약에 정형외과 쪽으로 터지면 그쪽으로 가서 또 처음부터 검사받고 치료를 받아야 해요. 아무래도 이런 비용은 저희가 부담해야 하고요. 얼마 전에는 치과를 새로 다니게 됐는데 병원비가 200만 원이 넘게 나왔어요. 집에 빚이 있어서 대출도 못 받는 상황이라 되게 힘들었어요. 결국 친구한테 돈을 빌렸어요.


근데 돈을 갚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보니까 마음이 정말 쪼여오더라고요.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 보자 하는 생각에 가족돌봄청년 지원 관련해서 문자를 주셨던 센터에 전화를 했어요. 다행히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족 치료비 지원이 있었어요. 정말 다행이었어요.



에디터 언제 큰 비용이 들지 모르니까 불안하시겠네요. 병원비를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머니를 돌보는 것도 차OO 님의 몫이라고 하셨잖아요. 언제부터 이런 돌봄 활동에 참여하셨나요.

차OO 어렸을 때는 아무래도 엄마가 힘드시니까 약 챙겨드리고 혼자 요리해서 밥먹고, 집안일하고 이런 걸로 엄마를 돌봤어요. 엄마가 미안해 하셔서 병원은 같이 못 갔다가 고등학교 때부터는 병원도 같이 가드렸어요.

그래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고등학생 때까지는 엄마가 제 학업을 유지하게 하려고 계속 빚을 내면서 살았어요. 알바는 성인이 되서 시작했어요. 더 이상 빚을 늘릴 수는 없는데 병원비랑 생계비를 마련하려고 무리해서 알바를 하다보니 몸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



에디터 돌봄 활동 없이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친구들을 보며 부러운 적도 있었을 것 같아요.

차OO 처음에는 엄마나 아빠가 학교에 데리러 오고 도시락 싸주고 학원 데려다 주고 막 이런 게 되게 부럽고 왜 나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을까 원망스러운 때도 되게 많았거든요. 아무래도 보살핌을 받아야 할 나이에 엄마 간병을 하니까···. 사춘기라 예민했어서 더 원망했던 것 같아요.



에디터 지금 마음은 좀 어떠세요?

차OO 이제는 원망하는 마음은 없어요. 세상에 가족은 엄마랑 저밖에 안 남아 있기 때문에 서로가 아니면 챙겨줄 사람이 없잖아요. 아무래도 엄마랑 둘이기 때문에 더 오붓하게 오순도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괜찮은 것 같아요.


1~2년 전에는 아주 친한 친구에게 저희 집 사정을 처음 말했어요.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 동정하거나 애처로운 눈빛으로 절 바라보는 게 무서워서 많이 숨겼는데 10년 정도 알고 지낸 친구가 자기 집에 가정적으로 힘든 일이 있다고 털어놓더라고요. 단짝 친구니까 위로 하고 싶어서 저도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라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지만 이게 오히려 엄마하고 저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고···. 가족은 서로뿐이라는 그런 감정을 느끼기까지의 변화를 말해 줬어요.



에디터 차OO 님은 ’가족돌봄청년’이라는 단어를 언제 처음 들어보셨나요?

차OO 2년 전쯤이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부터 이웃이나 엄마 지인들이 그냥 ‘너는 효녀구나’ 이렇게 해서 아무래도 내가 당연히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냈어요. 근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는 지치고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서 되게 절망적이었거든요.


이젠 제가 효녀가 아니라 가족돌봄청년이라는 카테고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가족돌봄청년이 힘들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센터도 생겼다고 들었거든요. 지금이라도 이렇게 분리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에디터 요즘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차OO 요새는 아무래도 제가 멘탈적으로 너무 힘들 때가 많았어서 운동을 하면서 건강과 멘탈을 좀 회복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헬스 다니고 있고 청년 센터에서 지원하는 마음 건강 바우처로 심리상담을 받으려고 신청해 뒀어요.


다행히 제가 아팠던 것도 많이 나아졌어요. 너무 행운스럽게도 집 앞에 삼성서울병원이 있어서요. 쉬면서 주기적으로 진료보고 치료하고 있어요. 처음 병을 발견했을 땐 일반인 간 수치의 5배였는데, 수치가 점점 내려가고 있습니다.



에디터 정말 다행이네요. 복학 계획은 있나요?

차OO 건강이 좋아지면요. 아무래도 알바를 틈틈이 해야 하는데 장학금을 받으려면 학점도 놓치면 안 되거든요. 빨리 취업을 하는 것이 제일 좋으니 너무 늦지 않게 복학을 해야 겠죠.



에디터 복학하면 또 여러가지로 바쁜 시기를 보내야 할 텐데, 그전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차OO 제가 학교 다닐 때 코로나가 엄청 심했을 때라 학교를 못 갔어요. 디자인과이다 보니까 과제를 하려면 사양이 높은 컴퓨터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컴퓨터를 살 돈이 많이 부족해서 PC방 가서 과제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다 그렇게 할 순 없어서 못 들은 과목도 있어요.


그래서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주신 맥북으로 그때 놓친 과목들을 먼저 공부하려고요. 사실 되게 필요했던 거라 크리스마스가 많이 지나긴 했지만 산타가 찾아온 것 같아요. 컴퓨터를 많이 다루는 디자인 대학이다 보니까 너무 정말 간절하게 필요했던 거였거든요.



에디터 앞으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요.

차OO 그림 감상도 좋아하고 작품과 공간이 어우러지는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에도 재미를 느껴서 큐레이터를 하면 어떨까 해요. 아직 정확한 꿈은 아니지만 큐레이터가 되면 되게 재밌겠다는 생각은 해요.


CREDIT

글 | 박영경, 이상우 팀스파르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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