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부트캠프에 합류한 이유 [항해99} 수료생 인터뷰]

매주 스스로 답을 찾으며 작은 성공을 축적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언젠간 결실을 거둔다는 걸 의심하지 않게 돼요.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항해99 4기를 수료한 고성범이라고 합니다. 텍사스 주립대 오스틴 캠퍼스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어요. 기술적으로 조금 더 성장하고 싶어서 재직 중이던 외국계 금융사를 그만두고 항해99에 합류했습니다. 항해99 수료 후엔 국민은행 IT 직군에 합격해서 개발자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외국계 금융사를 퇴사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은 국제학으로 입학을 했습니다. 전역 후 늦은 나이에 개발 분야에 매력을 느껴 전과하게 된 케이스예요. 졸업 후 개발자로 괜찮은 조건의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했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구축된 시스템을 보수하는 업무가 대부분이었거든요. 개발자로 조금 더 성장하고 싶은 욕심에 이직을 마음먹었습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셨고, 개발자로 근무 경험도 있는데 부트캠프를 선택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부트캠프를 고민한 이유는 저 스스로 개발자로서 굉장히 부족한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물론 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고, 회사도 좀 다녀봤지만 개발자에게 중요한 건 결국 ‘나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어요’, ‘이런 대학을 나왔어요’가 아니라 ‘나는 어떤 기술을 다룰 수 있고 이런 걸 만들 수 있어요’거든요. 스스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여러 부트캠프 중 항해99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은 커리큘럼이 믿을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전공이 컴퓨터공학이다 보니, 좋은 개발자로 성장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저는 전공자라서 개발자가 되는 속성 비법이 있다는 듯한 광고가 사실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는데, 항해99 같은 경우는 스스로 몰입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더라고요. 개발자라는 직군 자체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짠 커리큘럼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매니저님과 인터뷰를 한 뒤에 여기서라면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개발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론을 몸에 익힐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인터뷰의 어떤 점에서 신뢰를 느끼셨는지,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실명을 밝혀도 될까요? 저는 홍성륜 매니저님이랑 인터뷰를 했는데요. 항해99의 커리큘럼이 취업 자체보단 ‘커리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조목조목 설명해 주신 점이 좋았어요. 예를 들면, 막연하게 ‘소통’이라는 구호를 강조하는 게 아니라 현업에서 소통이 왜 중요한지를 말씀해 주셨어요. “개발이라는 직무는 팀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제안, 구현, 피드백, 수정, 배포의 과정을 반복하는 거다”, “항해99가 타 부트캠프 대비 팀프로젝트 횟수가 많은 이유는 현업에서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확신을 갖고 말씀해 주셔서 믿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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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99, 실제로 경험해보니 어떠셨나요?

일단 만족스러웠던 점 먼저 말씀드릴게요. "영어 마을에서 영어를 배워야 더 빨리 영어가 느는 것처럼, 코딩에 최대한 많이 노출돼야 압축성장할 수 있다"는 말을 하셨는데요, 이 말이 정말 항해99 커리큘럼의 핵심인 것 같아요. 항해99에 합류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개발 시작하고 밥 먹는 시간 이외에 자기 직전까지 개발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해99를 하면서 본인의 개발에 대한 의지 또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멘토님과 매니저님들이 도와주시기도 하고요. 항해99 매니저님들은 도움은 주시지만 절대 정답을 알려주진 않아요. 덕분에 항해에서 얻은 기술은 어느 것 하나 거저 얻은 게 없어요. 전부 내 손으로 해냈다는 성취감이 엄청납니다.

항해99에서 제시하는 학습 시간은 주 100시간인데요, 정말로 주 100시간씩 공부하셨나요?

네. 처음에 들었을 땐 말만 주 100시간일 줄 알았는데, 다들 100시간 넘게 몰입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주 100시간이라는 게 크게 의미가 있는 지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시간을 목표로 두고 달린다기보단 구현하고 싶은 기능이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어떻게 하면 더 잘 해낼까를 고민하다 보니 100시간이 자동으로 채워지는 쪽에 더 가까웠거든요. 시간을 의식하면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주 100시간이라는 숫자보다는 나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팀원을 보면서 자극받기도 하고, 조금 버거워하는 동료들을 끌어주며 서로 의지하는 경험이 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팀 프로젝트 이야기가 궁금한데요. 좋았던 점은 무엇인지, 불편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팀 프로젝트 과정 중 가장 좋았던 점은 주 단위로 프로젝트와 팀이 바뀐다는 거예요. 같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그만큼 나태해질 확률도 크거든요. 그런데 항해는 매주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과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느슨해질 틈이 없어요.

물론 불편했던 점도 있습니다. 커리큘럼에 불만이 있거나 열심히 하지 않는 분들과 같은 팀이 되면 어쩔 수 없이 퍼포먼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거든요. ‘나는 항해99에 돈 냈으니깐 개발자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결국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 정원을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이고, 매니저님과 멘토님들을 더 많이 모시는 등 시스템 개선도 이뤄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후배 기수분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항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해99 커리큘럼의 마지막 단계는 실전 프로젝트인데요, 어떻게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항해99 실전 프로젝트 전까지 제가 굉장히 소통에 능하고, 누구와도 협업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항해99에서 실전 프로젝트를 해보니까 소통이라는 게 가볍게 볼 일이 아니더라고요. ‘일이 되게’ 하기 위해선 디자인, 프론트엔드, 백엔드가 함께 기획부터 개발까지 같이 해나가야 하는데 디자이너들은 개발을 모르고, 개발자들은 디자인 지식이 없거든요. 그리고 프론트엔드는 백엔드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보내는지 모르고, 백엔드는 그걸 어떻게 화면에 보여주는지를 몰라요. 각각의 역할마다 나름의 논리와 방식이 있는데,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게 실무의 첫 번째 단계 같아요. 전공 수업 때도 물론 팀 프로젝트를 하긴 하지만 같은 학부 학생끼린 입장이나 지식의 차이가 현업에서만큼 크지 않거든요. 이 차이에 몸을 부딪쳐 보고, 극복해낸 경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현업에서 항해99 출신이 인정받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마 수강생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질문일 것 같은데요, 수료 후 취업 과정은 어떠셨나요?

수료 후 3-4곳의 스타트업에서 오퍼를 받았고 수료 후 2달 째엔 콘텐츠웨이브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재직 중 오퍼를 받아서 지금은 국민은행 IT 직군에 다니고 있습니다.

공유할 만한 합격 노하우가 있을까요?

사실 제가 항해99 수료 전에도 여기저기 지원을 많이 했거든요. 그땐 탈락할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져서 정말 힘들어했는데, 항해99를 수료하고 나니 탈락하더라도 별로 조바심이 나지 않더라고요. 수료 후에 수료 전보다 단순 불합격 수로만 따지면 5배가 넘어요. 그래도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제는 내가 어떻게 해야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면접에서 떨어지더라도 공부할 거리를 얻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느 순간부터는 긴장도 되지 않더라고요.

항해99에서 만든 포트폴리오도 도움이 됐지만, 내 노력을 믿는 힘을 길렀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항해 커리큘럼이 굉장히 쉽지 않은 커리큘럼인데 그걸 수료해냈다는 건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되잖아요.

매주 스스로 답을 찾으며 작은 성공을 축적하다 보면 언젠가는 결실을 거두게 된다는 걸 의심하지 않게 돼요. 이 믿음이 항해99에서 얻은 가장 값진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로서 향후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간단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아서 오래오래 재밌게 일하고 싶다.’ 27살에 처음 컴퓨터 공학과로 전과해서 Java라는 언어로 코딩을 시작한 것도, 항해99에 합류한 것도, 첫 직장을 퇴사한 것도 전부 이 목표를 지켜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 과정에서 참 많은 개발자분들을 봤는데, 0.1%의 ‘천재 개발자’는 논외로 둔다면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을 예민하게 골라내는 분들이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가시더라고요.

앞으로도 인프라, QA 엔지니어 등 다양한 선택지를 만나게 될 것 같은데요. 그때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가장 재밌고 오래오래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특정 업무나 언어에 저를 가둬두기보단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며 남들에게 “나 재미있게 일하고 있어!” 라고 말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해99 합류를 망설이는 분들께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항해에 합류한 조금은 특이한 케이스인데요, 항해99를 학부생 때 경험했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겠단 생각을 많이 합니다. 컴퓨터 공학 전공이더라도 기획, 설계부터 배포까지 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하긴 쉽지 않거든요.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계신다면 항해99에 합류가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