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직장인으로서 하는 일을 소개하자면, 팀스파르타에서 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코딩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이 겁먹지 않고 코딩과 친해지게 만드는 방법을 만드는 고민하는 게 일이다. 보다 큰 범주에서 나를 소개한다면,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지금의 일을 하게 되기까지, 이전 삶의 궤적이 궁금하다.
대학교에선 영상 연출 쪽을 공부했었다. 사진 쪽도 ‘찍먹’해봤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다는 게 좋아서 늘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일을 찾아다녔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시도했던 분야는 게임이다.
사진과 영상, 게임은 얼핏 보기에 표현하는 방식과 그에 필요한 기술까지 굉장히 다른 영역인 것 같은데. 관심사가 변한 이유가 궁금하다.
‘미디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셋은 그리 다르지 않다. 사진이든 영상이든 게임이든 상상한 바를 수용자에게 전달한다는 점은 같은데, 단지 표현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게임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내가 짠 이야기에 유저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걸 누군가 체험했으면 좋겠고, 또 사람들이 체험하는 걸 내가 볼 수 있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영상을 전공하다가 게임을 기획한다는 게 쉬운 도전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맞다. 게임 기획자가 되려면 개발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일단 국비지원 컴퓨터 학원에서 게임 기획 수업을 들으러 갔다.
코딩이 어렵지 않았나.
진짜 어려웠다. 늘 문과생에 ‘수포자’로 살아왔다. 수업을 듣는 데 선생님이 하는 말을 아무것도 이해할 수가 없어서, 거의 모든 말마다 ‘왜요?’라고 물어야 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또 대답을 제대로 해주지도 않는다. 한번은 ‘정수와 실수는 할당되어 있는 바이트(byte)가 다르죠.’*라고 강사님이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이해가 안 됐었다. 학원에선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주니까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친구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이 “그걸 모르면 넌 코딩을 하면 안 돼”였다.
*정수는 소수점이 없는 숫자로, 5나 -10과 같이 정확한 값을 표현한다. 실수는 소수점을 가지는 숫자로, 3.14나 0.5와 같이 근사값으로 저장된다. 이로 인해 정수는 더 적은 메모리를 사용하고 실수는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고 근사값을 사용한다.
서러웠을 것 같다.
서럽다기보단, 당시엔 오히려 그 대답 때문에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을 알게 된 것도 그때다. 도움이 될만한 강의를 찾아보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을 알게 됐다.
무슨 수업을 들었나?
먼저 웹개발 종합반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따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당시에 스파르타코딩클럽에서 웹개발 종합반을 듣고 나면, 배운 내용을 활용해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는 ‘메이킹 챌린지’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4번을 참여할 정도였다. 한 번 참여할 때마다 리워드로 주는 10만 포인트를 4번 모아서 게임개발 종합반도 들었다. 하다 보니 재미가 있어서 내일배움캠프 AI 웹개발 트랙까지 수료하게 됐다.
당시에 만들었던 결과물 중, 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내일배움캠프 과정 중, 마지막 과제로 만들었던 결과물이 기억에 남는다. ‘초보 개발자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왜 ‘초보 개발자’를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
내가 개발을 ‘더럽게’ 못해서였다. 개발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선 여러 커뮤니티에 질문을 하면서 익힐 수밖엔 없는데, 질문을 하기 위해선 내 코드는 이렇게 생겼고, 어떤 문제에 처했고, 해결하는 방식은 이랬으면 좋겠고, 등등을 말할 수 있어야 했다.
근데 내겐 이게 조금 쌀쌀맞다고 느껴졌다. 코딩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서는 배우는 것도 어려운데 질문하는 방식까지도 너무 어려운 거 아닌가?란 생각이었다. 물론 이런 관행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초심자에겐 쌀쌀맞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더 ‘상냥한’ 커뮤니티를 프로젝트 주제로 정했었다.
기능이 특별히 우수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코딩을 더 쉽게 가르치는 방법을 고민하는 포지션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 당시 기획할 때 담겨있던 생각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잘 이어지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게임 '기획'을 배우려고 출발했는데, 개발을 배우고 지금은 개발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됐다.
맞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지금 와서 돌아보니 기획과 개발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닌 것 같다. 한글을 읽어야 책을 쓸 수 있고, 선을 잘 그을 수 있어야 그림도 그릴 수 있듯이 개발을 모르면서 디지털 기반의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지금에 만족하나?
당연히 만족한다. 개발을 배우게 된 건 상상을 구현해낼 수 있는 좋은 도구를 얻은 것이다. 개발을 가르치는 일을 하게 된 건 이 기쁨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는 일이고. 게임을 만들겠다는 처음 목표에서는 잠시 샛길로 빠진 감이 있지만, 샛길로 빠진 것치곤 굉장히 운이 좋은 셈이다. 언젠간 게임을 꼭 만들어보고 싶긴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에게 ‘메이커’가 될 수 있는 도구를 널리 알리는 일을 더 잘 해내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큰일’ 이란?
두 가지가 떠오른다. 먼저 코딩을 가르치는 입장에선, ‘나도 했으니까 너도 할 수 있어’라고 계속해서 얘기하는 게 '큰일'이다. 처음 코딩을 배울 때 생각하면 나는 그야말로 ‘부적격자’였다. 그런 나도 지금은 내가 원하는 수준으로 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엔 크게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도전을 계속하며 살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개발을 잘 하는 엔지니어가 되겠단 것도 아닌데, 뭔가를 만들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코딩을 배우기에 부적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뭔가 만들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돕는 것이 현재의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큰일은, 앞에서도 계속 얘기했듯이 내가 상상한 무언가를 현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누군가의 경험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계속 뭔갈 만들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CREDIT | 이상우 팀스파르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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