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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 : “이제 우리는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조회수 205·5분 분량
2023. 11. 20.

처음 만든 우주발사체가 첫 발사에 성공할 확률은 단 30%. 아주 낮습니다. 그렇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성공 확률은 영원히 30%일 테죠. 가만히 있으면 절대로 더 높은 확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일단 우주발사체를 쏴야 확률을 높일 수 있어요.


창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리스크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주변의 만류 때문에, 또는 어떠한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도전하지 않으면 영원히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없습니다.


여기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모든 제약 조건을 뛰어넘고 창업에 도전한 팀이 있습니다. 모놀 팀은 {창} 6기 데모데이에서 3000만 원의 Seed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회사를 관두고 전업 창업의 세계에 뛰어들었는데요. 모놀의 공동창업자 정재훈, 박기삼 님을 만나 창업을 시작하기까지의 여정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Chapter 01.

창업, 실패하거나 머뭇거리거나

두 공동창업자는 모두 {창}에 들어오기 몇년 전부터 창업과 연이 있었습니다.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대학생 시절 창업을 했었죠. 제조 업계에서 은퇴한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중개해주는 서비스였어요.

박기삼(이하 박) : “창업 동아리에서 만난 선배가 시작한 아이템이었고, 저는 중간에 합류했죠. 그런데 선배가 갑자기 취직을 하면서 저 혼자만 남았어요. 그래도 1년 정도 운영하며 여러 군데에서 상도 많이 받았지만 창업 지원 사업에 떨어지니까 도저히 유지할 수 없더라고요.”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당시 은퇴한 시니어도 직원으로 모시고 공유 오피스도 마련했습니다. 20대 초의 1년을 모두 사업에 쏟아냈죠. 그만큼 상실감도 컸습니다.

박 : “회사를 폐업하고 3개월 동안 시쳇말로 ‘멘탈이 나갔’었어요. 갑자기 사람 만나기도 힘들어졌어요. 다행히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마음 먹고 다음 학기를 열심히 살아내니 조금씩 회복되더라고요.”


창업의 쓴맛을 진하게 맛본 박기삼 님. 한편, 다른 공동창업자인 정재훈 대표는 몇년 동안 창업의 문턱 앞에서 서성였습니다. IR 직무를 하며 기업의 코스피 상장까지 이뤄내고 투자자들과 협업할 기회도 많았지만 창업은 완전히 다른 능력이라고 여겼죠.

정재훈(이하 정) :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편이에요. 미래에 대해 생각하다 창업을 떠올렸지만 제겐 0을 1로 만드는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죠. 당시에는 창업에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믿었고 그렇게 높은 점수를 없는 부분이었어요. 스스로 한계를 규정한 거죠.”



모즐 정재훈 대표
모놀 정재훈 대표.



Chapter 02.

창업과는 무관하다 여겼던 삶 속에서 다시 발견한 창업

그렇게 두 사람은 창업에 잠시 닿았다가 멀어졌습니다. 자신만의 전문성에 집중했죠. 박기삼 님은 인턴을 거쳐 B2B 마케팅을 새로 시작했고, 정재훈 님은 원래 하던 IR 업무에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정 : “스타트업으로 이직해 IR리드로서 시리즈 B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종료했어요.”

박 : “교수님의 추천으로 들어간 스타트업에서 B2B 마케팅을 3년 정도 했어요. B2B 마케팅은 사회 초년생이 시작하기 힘든 분야인데 굉장히 존경스러운 시니어 밑에서 배워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


아이러니하게도 성장과 성공, 배움이 있는 삶속에서 이들은 다시 한 번 창업을 떠올립니다.

정 : “문득 창업 아이템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이걸 어떻게 해야지’ ‘개발자를 구해야 하는 건가’와 같은 막연한 생각들이 뒤를 잇더라고요. 다시 막막했습니다.”

박 : “회사를 다니면서 어찌 됐든 내 사업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늘 마음 한 구석에 아쉬움이 차 있었어요. ‘나 창업하고 싶은 사람이야’고 말할 곳이 필요했죠.”


회사에서 생긴 문제라면 사수나 동료에게 도움을 구했을 텐데 창업과 관련된 주제는 주변에서 도움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정 : “제 주변에는 창업을 하신 분이 전혀 없었어요.”

박 : “대학생 때 창업 동아리를 해서 창업을 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창업에 관한 텐션이 저와는 달랐죠. 저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분들이 모여 있는 곳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선택한 직장인 창업 부트캠프 {창}. 둘은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그리고 ‘창업’이라는 세계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었죠.

박 : “몇년 동안 ‘하고 싶은 사람’으로만 있다가 올해 {창}에 참여하면서 ‘무언가라도 하고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모즐 박기삼
모놀 박기삼 공동창업자.


Chapter 03.

“원하는 창업의 모양은 달랐지만 둘의 시너지는 확신했습니다”

{창} 같은 기수에서 만난 둘은 거의 끝자락에 팀을 결성했습니다. 정재훈 대표가 박기삼 공동창업자에게 적극적으로 제안을 했죠. 최종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창}에서 최종 프로젝트는 실제로 아이템을 선정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으로, 마지막 데모데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Seed 투자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 : “저는 실행력이 좋은 편이에요. 반면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고민을 많이하는 스타일이었죠. 우리 둘이 함께한다면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정재훈 대표의 제안이 곧장 성사되지는 못했습니다.

박 : “당시 회사를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B2B 마케팅 분야에서 더 성장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재정적으로 여력이 안 됐죠. 그래서 사이드 창업을 생각하는 팀원을 만나고 싶었어요. 정재훈 대표님이 좋은 팀원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았지만 전업 창업을 생각하고 계셨기 때문에 처음에는 거절했죠.”


끊임없는 설득 끝에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때만해도 회사를 그만둘 생각은 없었기에 일단 최종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해보자는 마음이었죠. 우여곡절 끝에 모놀 팀이 탄생했습니다.



Chapter 04.

6주만에 이익을 낸 창업 아이템 ‘시니어 덕질’

모놀 팀의 아이템은 ‘시니어 덕질 공간 플랫폼’.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가수와 관련된 굿즈를 만드는 클래스입니다. 박기삼 공동창업자가 던진 ‘시니어’라는 주제에 정재훈 대표가 ‘공간’을 더해 탄생한 아이템이죠.


공동창업자를 찾기 위한 정재훈 대표의 끊임없는 구애는 그만한 가치를 발휘했습니다. 모놀 팀이 지닌 빠른 실행력 덕분에 6주만에 MVP로 가설 검증, 이익 달성까지 성공했고 깊이 있는 고민 덕분에 긍정적인 고객 후기들을 이끌어냈습니다.

정 : “최종 프로젝트 기간인 6주 동안 MVP를 만들고 두 가지 가설을 검증하고 싶었어요. 하나는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시니어들은 모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렇다면 덕질 관련 클래스를 비싼 가격에 책정해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였습니다. 실제로 팔아보니 모든 가설이 맞았어요.”


모놀 팀은 MVP 과정에서 30명 정도의 고객을 만났습니다. 소비력과 활동성을 지닌 ‘액티브 시니어’의 수요는 폭발적이었죠. 그들은 각양각색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했습니다.

박 : “시니어 분들은 제각기 굉장히 다양해요. 흔히 ‘나이 드신 분’이라는 테두리에 가둬 생각하지만 사실 살아온 세월만큼의 이야기와 특징을 갖고 계신 분들이에요. 그들이 하고 싶어하는 다양한 것들을 아직 시장이 공급하지 못하고 있었죠.”


모놀 팀의 아이템은 {창}의 최종 데모데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여러 경쟁자들을 제치고 {창}을 운영하는 팀스파르타로부터 3000만 원의 Seed 투자를 하고 싶다는 투자의향서를 받아냈죠.

정 : “발표자료는 총 20페이지였는데요. 솔직히 10페이지 정도를 끝냈을 때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아이템에 자신이 있었어요.”



시니어 덕질 플랫폼, 모쿠지
모놀 팀이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 팬 문화 클래스, 공간 중개 플랫폼의 비즈니스 소개.



Chapter 05.

“신기하게도 창업을 결심하니 커리어는 아주 작아보였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모놀 팀은 투자 유치라는 성공을 이룬 덕분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잠시 미뤄둔 둘의 창업의 모양을 맞춰야 할 때가 왔죠.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다니고 있던 직장과 창업 사이에서 갈등했습니다.

박 : “창업에 실패해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고민이 됐어요. 스스로에게 ‘내가 버틸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다짐이 되었습니다. 어느순간부터는 마음에 ‘버틸 수 있을까’라는 의문 대신 ‘버텨봐야지’라는 결심을 던졌죠. 박기삼 공동창업자는 결국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B2B 마케팅으로 쌓을 수 있는 앞으로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선택이었습니다.

박 : “사표를 내니 모두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나중에 해라, 커리어 조금 더 쌓고 해라, 후회할 거다···. 이때는 살짝 흔들리긴 하더라고요.”
정 : “그날 기삼 님에게 점심 시간에 1시간 반을 통화하며 제가 모든 것을 지원해줄 순 없지만 우리가 같이 헤쳐나갈 수 있는 부분을 하나씩 설명했죠.”


창창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던 B2B 마케터의 삶. 조금은 아쉬울 법도 한데요.

박 : “회사를 그만두며 모놀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앞으로는 사업을 쭉 해보자는 다짐을 했는데요. 그러고 나니까 커리어에 걸려 있는 것들이 모두 작아보이더라고요. 신기하게도 ‘커리어를 포기한다’라는 문장의 무게가 가벼워졌어요.”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연 모놀 팀은 이제 3개월 뒤에 있을 Closed IR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정 : “저희 서비스는 현재 두 가지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점에 오프라인 공간을 만드는 것이 한 갈래고 클래스들을 모아 놓은 플랫폼을 제작하는 것이 또다른 갈래죠.”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몇 년에 걸친 모놀 팀의 창업 스토리를 정리하다보니 문득 창업을 하고 있는 지금의 기분은 어떤지 궁금해졌습니다.

박 :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이건 내 길이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살짝 기분이 업 되어 있는 채로 살고 있습니다.”

정 : “창업을 하면 ‘안 될거다’ ‘가능성 없다’와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생각들에 크게 한 방 먹일 상상을 하면 동기가 끌어오릅니다.”


{창} 투자팀 이야기 : <내일의 창>

직장인 창업 부트캠프 {창}은 누구나 자신만의 ‘큰일’에 몰입하며, 내일을 직접 만들어가는 기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의 창> 시리즈를 통해 {창}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CREDIT

글 | 박영경 팀스파르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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