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과거의 골드러시의 보상은 오직 ‘금’이었지만, AI 골드러시는 그 보상이 제각기 다르다. 누군가에겐 돈을, 또 다른 누군가에겐 시간을, 혹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준다.
최보라나님도 이 골드러시에 일찍이 참가했다. creator(창작자)와 entrepreneur(기업가)를 합쳐 만든 말인 ‘크리에이터러너’로 자신을 소개한 그는 AI로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있다.
“AI로 콘텐츠 제작에 드는 시간을 10분의 1로 줄였어요. 나머지 10분의 9는 다른 AI 툴을 배우고, 콘텐츠의 ‘감’을 쌓는 데 투자하죠.”
AI로 번 시간을 다시 무언가 배우는 데 투자하고, 이렇게 번 시간을 또 투자하고···. 최보라나 님은 이렇게 활용 가능한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인생 목표 달성을 향해 오늘도 ‘러시’하고 있는 최보라나 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보라나 님.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해 주세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식 유튜브 채널을 6천 명까지 키웠다가 최근에 팔았고, 곧 10만이 되는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어요.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국의 맛집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이에요. 비즈니스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에 속해서 강의 제작도 하고 있어요. 제 일의 70%는 강의 외주업이고, 나머지 30%는 유튜브 제작을 해요.
지난 6년 동안 단 하루도 콘텐츠 제작을 쉰 날이 없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도 이 ‘성실함’ 덕분에 올 수 있게 됐죠. 강의 외주업을 병행하고 있는 지금도 하루에 5~6개씩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Q. 매일 콘텐츠 5~6개요?
네. 저는 일기도 콘텐츠로 써요. 물론 ‘터질 가능성이 있는’ 주제로요. 온전히 제가 다 만드는 건 아니에요. 대부분 AI의 손을 빌리죠.
Q. ‘대부분’이라니, AI가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콘텐츠 제작에 AI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기획, 배경음악, 자막, 번역, 음성 등 촬영 빼곤 거의 다 AI로 하는 것 같아요. 아, 강의 제작할 때는 AI로 만든 아바타를 활용하기도 하니까 가끔은 촬영도 AI의 도움을 받네요.
‘AI 툴’이라고 세상에 나온 건 무조건 유료 결제를 한 번씩 해봤어요. 그중에 버전 업이 빠르고 디스코드든 텔레그램이든 커뮤니티 채널이 있는 툴만 계속 구독해요. 제작사가 ‘관리를 한다’는 증거니까요.
이토록 많은 툴을 섭렵한 데는 호기심이 한몫하죠. 그러나 근본적인 동력은 AI툴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에요. 사진작가는 카메라를 잘 쓰는 사람이고, 영상 편집가는 프리미어를 잘 쓰는 사람이잖아요. 저는 단순한 ‘크리에이터’가 아닌 ‘크리에이터러너(creator+entrepreneur, 창작가+기업가)’가 되고 싶거든요. 남들보다 앞서 영역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잘 안 알려진 툴도 무조건 써 보는 거예요.
Q. ‘대부분 AI의 손을 빌린다’고 하셨는데, 그럼 AI 덕분에 생긴 여유 시간에는 무엇을 하나요?
다시 새로운 AI를 탐구하는 시간에 쓰죠.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숙명적으로 ‘인풋’이 계속 필요해요. 그래서 콘텐츠로 돈을 벌면 70% 정도는 다시 콘텐츠에 재투자해요. 한 달에 강의 3개는 무조건 듣고, 매일 새로운 AI 툴을 배우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도 봐요.
AI 덕분에 콘텐츠 제작에 들이는 시간이 10분의 1로 줄었지만, 남은 10분의 9의 시간을 다시 AI를 배우고 콘텐츠의 ‘감’을 쌓는 시간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위해 쓰는 시간은 이전과 똑같아요.
Q. 크리에이터에게 AI는 어떤 도구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망원 렌즈’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망원렌즈는 평소에 못 보던 것들을 보게 해 주지만, 살짝만 방향을 잘못 설정해도 아예 다른 곳을 보게 되잖아요. AI도 평소에는 못 하는 것들을 하게 해 주지만, 작은 디테일만 잘못 설정해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져요. 작은 디테일을 설정하는 능력, 그게 사람의 ‘감’인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는 AI의 결과물에 ‘감’을 더해 완성형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Q. 이미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 <AI와 100인의 용사들>은 어떤 계기로 참여했나요?
‘AI로 코딩하기’. 제가 유일하게 개척하지 못했던 분야거든요. 앱 아이디어는 정말 많은데, 코딩 울렁증 때문에 실현시키지 못했어요. 이상하게 다른 것만큼 과감하게 못 하겠더라고요. 차라리 노코드를 배워야 하나, 생각하던 중에 <AI 100인의 용사들> 광고를 보게 됐죠. 몇 초 고민했나? 거의 바로 신청했어요. ‘기초가 없어도 된다’고 광고했으니, 뭐라도 배울 수 있겠지하는 생각이었죠.
Q. 행사에서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나요?
콘텐츠 기획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유튜버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며 느낀 페인포인트를 그대로 담은 서비스죠. AI가 매일 바뀌는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가장 핫한 영상 주제를 추천해지고,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지 고민할 필요를 덜어줍니다. 대본, 콘티, 음악까지 추천해 줘 완성도 높은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요. 제게 딱 필요한 서비스죠. 행사가 끝난지 몇 주가 지났지만, 혼자서 버전 업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참여하고 나니, 보라나 님 기대대로 ‘뭐라도’ 배울 수 있는 행사였나요?
단 24시간 뿐이었는데,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앱 개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람은 정말 많잖아요. 저도 그중 하나였고요. 근데 개발까지 하는 사람은 극소수예요. 솔직히 행사에서 배운 걸로는 ‘코딩할 줄 안다’라고 말하기에 창피한 수준이거든요? 근데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울렁증’에 허덕이던 과거에서 벗어나, ‘해볼 만 한데?’하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게 중요하죠.
Q.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계시네요. 보라나 님에게 ‘큰일’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한국인 최초로 1억 유튜버 되기, 그리고 전 세계 각 나라마다 디지털 전문 학교 만들기. 이 두 가지가 제 평생 목표예요. 이 비전을 이루기 위해 매년 목표도 세부적으로 세우죠. 작년에는 17개, 전체 목표의 80%를 이뤘어요. 올해는 12개가 있네요.😀
어렸을 때 굉장히 가난했거든요. 20대 때도 공장에 배달에 지게차, 찜질방 알바 같이 몸 쓰는 일만 했어요. 남들보다 훨씬 늦게 ‘디지털’이라는 세상을 만났는데, ‘이걸 어렸을 때 만났다면’ 하는 아쉬움이 늘 한켠에 있어요. 디지털 세계에서는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거든요. 누구나 디지털을 만나게 하는 일을 하면서 이 아쉬움을 해소하고 싶어요.
Credit | 박영경 팀스파르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