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건 작품을 만드는 게 모든 예술가의 목표일 것이다. 이는 AI 100인의 용사 중 한 명인 ‘n잡러 예술인’ 류소성 님에게도 마찬가지다.
“현실의 무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안식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고 싶어요.”
류소성 님은 기왕이면 AI와 함께 공존하며 그만의 작품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가의 삶을 살고자 한다. 그에게 AI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n잡러 예술인’입니다. 사실 예술인이라고 말하기에는 거창한 감이 있고, 스스로 ‘콘텐츠 제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아트딜러, 연기자 그리고 영상 크리에이터 등 예술과 창작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무슨 일을 하고 계신가요.
우선 비정기적으로 아트 딜러 일을 하고 있고, 잠깐 쉬고 있지만, 연기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로 하고 있는 일은 블로그와 유튜브에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고, AI를 활용해서 예술이나 콘텐츠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있고, 도전하는 중입니다.
예술 관련 일을 주된 업으로 하고 있나요.
그렇죠. 제 작품을 만들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어요. 4~5년 전에 직장 생활하면서 모아둔 자본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지금은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자유롭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가 예술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탐색하는 기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파이어족의 삶에 가깝게 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4~5년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게임 회사 N사에서 기획자로 일했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에 관심이 많았고, 이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AI 연구로 이어졌어요. 초기에는 새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흥미를 느꼈지만, AI가 대중화되면서 더 높은 엔지니어링 역량이 요구되더군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이 직업이 무겁게 느껴졌고, 그만두게 되었죠.
게임 회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다가 예술 분야로 진로를 전향했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거창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회사 재직 당시에도 예술과 콘텐츠 제작에 늘 관심은 있었어요. 기획자로 일하면서도 연구하는 일보다는, 직접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에 더 큰 흥미가 있던 편이었어요.
저는 모두에게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실현시키지 못한, 각자 마음 안에 담아 두고 있는 욕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 안에 품고 있는 불꽃은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였던 거죠. 그리고 어느 순간, 이제는 내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빠르게 실천한 것뿐입니다.
‘나만의 작품’.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AI를 활용해서 영화를 한 편 만들어보고 싶어요.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웹드라마, 유튜브용 단편 영상처럼 영상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 위안과 안식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네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우선 AI 영화제나 AI 워크숍 같은 활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살펴보면서 꾸준히 AI 동향을 파악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AI를 활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있는데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제가 쓴 가사에 보컬이 입혀진 완성된 곡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요즘 유행하는 유명한 챌린지 곡들처럼, AI로 노래를 만들어서 음원 시장에 활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AI를 활용해 보니 어떠신가요, 만족스러우신가요?
‘누구나’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이 부분이 제가 AI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가능해지고, 결과적으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누구나 쉽게 창작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AI로 만든 창작물을 ‘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 저작권 문제, 윤리적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도 나오고 있죠.
또한, AI로 만든 창작물들은 대부분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어요.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온라인 플랫폼 창작물의 인지도와 수익을 좌우합니다.앞으로 AI로 만든 작품이 진정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작가 중심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AI 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달해야겠죠.
아직은 소성 님의 꿈인 ‘나만의 작품’을 실현하기 위해 AI가 만족스러운 도구는 아니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3~5년 전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죠. 하지만 AI에 대한 사용자들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어요. 기업, 투자자, 소비자들은 AI로 만든 결과물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하는 것에 비해, AI로 만든 콘텐츠가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솔직한 답변이네요.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요. 사실 예술 분야에서 AI를 활용해서 창작물을 만들어 나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이 길을 걷는 게 막막하게 느껴질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왕 내가 좋아하는 길을 걷기로 다짐했으니 시행착오를 겪으며 그냥 해 나가는 것뿐이에요. 계속 AI를 공부해나가고, 내가 하는 일과 어떻게 연관을 지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거죠.
그럼에도 소성 님이 창작물을 만들 때 AI를 활용하고, 이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처음부터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는데, 이를 AI를 통해 극복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상이든, 연극이든, 드라마든 인생에서 내 이름을 건 작품을 만들고 싶고, 이 일을 혼자서도 잘 해내고 싶어서 AI를 계속 공부하는 거죠. AI가 생산성을 올려주는 건 맞으니까요. 다른 한계점은 시간이 흐르고, 제가 더 AI에 전문성을 갖게 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계시는 데요. 현재의 삶에 만족하시나요?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아요. 잘될 때는 행복하고, 또 잘 안될 때는 힘들기도 하죠. 현재 AI를 사용해서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자 시도하고 있는데요,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힘듭니다. 하지만 또 결과물이 잘 나오면 만족도가 높아지기도 하고요. 늘 이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 AI 활용에 대한 현실적인 의견을 들려주셨는데요. 더욱 이번 해커톤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지인이 알려줬어요. 현재 AI 기술 동향에 대해 깊이 알아보고 싶었고,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어떤 서비스를 만들었나요?
[큰.당.큐: 큰일을 낼 수 있는 당신을 위한 큐레이션]이라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맞춤형 AI 서비스죠. 게임 회사를 그만둔 이후로는 코딩해본 적이 없어서 조금 걱정을 했지만, 비교적 잘 따라간 것 같습니다.
조원들 중 프론트엔드 개발자와 AI 분야를 공부하는 대학원생도 있어서 기술적으로 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저는 전체적인 기획을 하는데 힘썼어요. 조원들 간의 합도 괜찮아서 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낸 것 같습니다.
AI로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경험, 어떠셨나요?
생각보다 오픈 소스 AI로 많은 것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저도 오픈 소스 AI를 활용해서, 지금 구상하고 있는 작품들에 적극 활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AI를 더 공부하고, 계속 AI와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AI 관련 행사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예술가와 AI가 어떤 식으로 협업하는 것이 이상적일까요.
우선은 예술가나 창작가들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AI와 공존했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현실적이기도 하고요. 영상을 예로 들면, 콘셉트를 구상할 때 AI를 이용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거죠.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약점인 고비용, 고위험 구조를 개선하는 데, AI가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연기하는 사람,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 등 예술 분야에서 이 시대의 n잡러로 살고 계시는데,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n잡러로 살아가지만 제가 하는 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는 ‘AI’인 것 같아요. 계속해서 AI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노력을 할 것이고, 혼자서도 우뚝 설 수 있는 AI 시대의 n잡러 예술인이 되고 싶습니다.
스파르타코딩클럽의 슬로건은 ‘누구나 큰일 낼 수 있어’입니다. AI로 이루고 싶은 큰일이란?
AI를 활용해서 제 이름을 건 영화를 꼭 만들고 싶어요. 아직 구체적인 주제나 함께 만들어 갈 팀은 없으나, 앞으로 1~2년 안에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작품이 사랑받았으면 좋겠고, 사랑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랑 가득한 삶을 살기 위해 계속 도전하며 살아갈 겁니다.
글 | 송민영 팀스파르타 에디터